전문건설협회 김영윤 회장 “불공정 행위 개선 총력”

전문건설, 국내 건설산업 발전 ‘일등공신’

[인터뷰]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김영윤 회장
“적정하도급 대금 지급 등 불공정행위 개선 총력”

김영윤 회장

전문건설, 국내 건설산업 발전 ‘일등공신’
주계약자제도·소규모 복합공사 확성화 앞장
글로벌 스탠다드 정착… 선진 건설문화 시급

올해 SOC 예산이 전년 대비 14% 줄어든 19조원에 불과, 대폭 감소한 건설 일감으로 국내 산업계는 충격적이다.

설상가상으로 건설시장은 과도한 공사비 삭감으로 평균 경제성장율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경직된 수직적 원하도급 체계로 인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이러한 가운데 건설현장의 안전과 품질시공을 추구하는 전문건설업계는 최후의 ‘자존심’을 가슴에 안고 묵묵히 건설부국의 한 축을 수행하고 있다.

‘2018 건설의 날’에 4만여 회원사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김영윤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을 만났다.

– 한국 건설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한다면.
▲ 한국 건설산업은 최근 경제성장이 정체된 시기에 국가 경제를 지탱했습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건설산업은 지난해 국가 GDP의 16.6%를 차지하고, GDP 성장률에 38.7%를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건설산업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보면, 2012년 6.1%에서 2014년 35.7%, 2016년 57.1%로 급증했습니다. 이는 건설산업이 경제성장에 이바지해 온 점을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산업이 바로 건설산업입니다. 현재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8만 8,000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의 7%를 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파급효과 또한 커서 10억원 당 10.1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SOC예산 20조원으로 약 20.2만명을 신규 고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바입니다.

건설산업은 70년이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국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여전히 국가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대내외적 정책 기조의 변화, 건설경기 둔화 전망, 건설시장의 불공정 관행 등으로 인해 미래가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SOC 예산 축소에 따른 수주물량 감소와 공사비 부족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건설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입니다. 반면 한국의 SOC 예산은 매년 감소해 올해는 전년도 대비 14%나 줄어든 19조원으로 편성돼 일감 자체가 줄어들었습니다.

과도한 공사비 삭감 관행 등으로 인해 공사비도 부족합니다. 최근 5년간 건설업체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인 반면 건설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은 경제성장률(3%)을 하회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더욱이 경제가 성숙함에 따라 신규 건설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이 부재한 것도 사실입니다. GDP 대비 건설투자 비율이 감소했던 선진국 사례처럼,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도 건설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습니다. 향후 GDP대비 건설투자가 크게 확대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과도한 수직적이고 경직된 원하도급 생산체계로 인한 문제도 심각합니다. 발주자의 지위 남용이나 불공정 하도급 등의 부조리 관행이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는 건설산업의 후진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고착화 시키는 원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건설산업은 국내 건설경기의 호황, 해외 건설강국의 위상에 가려져 있습니다. 동시에 국가경제를 선도했던 산업에서 사양산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 4만여 전문건설업계의 현실적 문제 및 개선 방안을 모색한다면.
▲ 건설현장의 직접시공을 담당하는 전문건설업은 경제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습니다. 비록 화려한 모습은 아니지만 지금도 전문건설인은 ‘우리가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조용히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맡은 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종합건설업이 관리하고 전문건설업이 직접시공하는 수직적인 분업체계로 인해 불법·불공정 행위가 양산돼 수많은 전문건설업체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수직적 다단계 생산구조에 따른 ‘갑질 관행’을 개선하는 것은 전문건설업계의 가장 큰 현안이라 볼 수 있습니다.

불공정행위를 개선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있습니다. 먼저 도급단계를 축소하는 일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하도급거래에서 발생하는 부조리를 근원적으로 해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전문건설업체가 발주자로부터 직접 도급받을 수 있는 주계약자 공동도급제도와 소규모 복합공사제도 활성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불공정 하도급 개선 대책으로는 하도급 입찰 시 적정 견적가격을 산출할 수 있도록 공사 관련 설계내역 등을 공개하도록 해 하도급 계약 이전 단계에서 일어나는 불공정 행위를 개선하고자 합니다. 이 역시 근본 문제부터 해결하는 것입니다.

또한 저가 하도급에 대해서도 건설산업기본법에 있는 저가 하도급심사 기준을 실효성 있게 개선해 하도급 건설공사에 적정 하도급 금액이 확보 될 수 있도록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정부도 그간 전문업계의 건의사항에 대해 폭넓은 이해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향후 전문건설업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원·하도급 거래질서 확립 등 상생 건설문화 발전 방향은.
▲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갑을관계’ 개선 및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 기반 조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재료비 이외에도 노무비, 경비 등 공급원가가 증가하는 경우 하도급사에게 하도도급대금 조정요청권을 부여하고 분쟁조정제도 실효성 강화 및 원가자료 등 경영상의 정보를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등 법 및 제도개선을 통해 원·하도급사간 공정거래 기반을 구축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공정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건설현장에서는 수십년간 고착화된 수직적·종속적 갑을관계 및 불공정 관행을 해소하기에는 아직도 미흡한 측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아직도 하도급거래상 우월적 지위에 있는 원사업자의 대금 미지급, 추가·변경공사비 미지급,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및 부당한 감액행위 등으로 수급사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회장 취임 이후 하도급 부조리 없는 건설환경을 만들고 회원사들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가지 하도급제도 개선을 추진했습니다. 일부 가시적인 성과도 거둔 바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원도급사의 대물변제를 원칙적으로 금지시키고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에 보복조치 금지를 포함하는 내용을 들 수 있습니다.

이밖에 현재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해 가장 우선시 돼야 할 표준하도급계약서의 사용 확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공기연장시 하도급사가 간접비를 보전 받을 수 있도록 개선을 추진 중입니다.

새로운 형태로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는 부당특약을 근절하기 위해 공정위에 건의한 결과, 조만한 부당특약 고시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협회 내부적으로도 ‘불공정하도급 상담센터’을 운영해 불공정 하도급거래 행위로 피해를 입은 회원사에게 건설하도급법령과 피해구제 절차 상담 등을 통해 해결방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짧은 기간인데도 회원사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80여건의 상담이 이뤄지는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앞으로 회원사의 불공정 하도급 피해 구제를 위해 상담센터 활성화 및 하반기 순회 상담회를 통해 회원사의 애로사항 해소를 적극 추진해 나아갈 계획입니다.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 확립 등 상생 건설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원·하도급사가 서로 성심을 다하고 신뢰하는 문화가 먼저 정착돼야 합니다. 현행 하도급법에서는 원·하도급사간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여러 가지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실제 현장에서는 하도급 계약단계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불공정한 조건을 강요받는 등 아직도 불이익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정하고 성숙한 계약문화의 정착을 통한 수평적 동반자 관계로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원·하도급사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서 벗어나 상생 협력을 통해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또 정부를 비롯한 발주자도 제값 주고 제값 받는 공정경쟁 터전 마련에 관심과 의지를 뒷받침해야 합니다.

– 건설산업에 보내는 메시지는.
▲ 최근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 및 국민연금·건강보험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정책을 시행할 예정임을 알렸습니다. 물론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건설업은 인력수급·임금·근로시간 등 노동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합니다. 노동집약적인 산업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일괄적인 법 적용은 저희 같은 소규모 건설업체에게 큰 경영상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건설현장의 충격을 완화 시킬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공기 연장 시 관리비·장비 임차료 등 간접비 증가분이 반영되고 계약 금액이 조정되면 하도급자에게 적정하게 전달 될 수 있도록 세부 방침이 보완되어야 할 것입니다.

불법 외국인 문제의 경우, 최근 건설현장 불법 외국인 사용에 대해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입안됐습니다. 물론 불법행위에 대해서 엄중히 처벌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처벌위주의 제도개선은 또 다른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습니다.

2018년 건설근로자 수요는 대략 139만명입니다. 그러나 내국인력의 공급은 약 131만명 정도만 가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부족한 내국인 근로자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를 수급할 수밖에 없는 건설현장과 건설업의 특성을 반영한 제도개선이 필요합니다. 건설기능인력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내국인 숙련인력이 건설업에 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이를 양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약 22만명에 달하는 건설현장의 외국인 사용실태를 감안해 정부차원의 인력수급 대책 등의 조치가 우선 필요하고, 전문 인력 양성과 고용우수업체 지원을 위해 신규 인력채용시 시공능력평가 등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 건설산업 성장지원 기금 등을 조성해 일자리 창출 및 고용유지 지원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